이재명, '조기대선 가시화'에 당내 통합과 중도층 공략 본격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여당 "요란한 변신술", "카멜레온의 보호색"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기대선을 염두에 두고 본격적인 당내 통합과 중도층 공략에 나섰다.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를 최고위원으로 내정하는 한편, 추가경정예산 관철을 위해 자신의 핵심 정책인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은 이를 두고 "요란한 변신술"이라며 견제구를 날렸다.
이 대표는 최근 사의를 표한 주철현 최고위원의 후임으로 홍성국 전 의원을 임명하기로 했다. 김윤덕 사무총장은 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제 위기 극복을 민주당의 최우선 과제로 삼자는 취지의 인선"이라고 밝혔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한 홍 전 의원은 증권사 평사원에서 시작해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미래에셋대우 사장까지 오른 인물로 현재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을 맡고 있다.
다만 홍 전 의원은 비명계로 분류되는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주도한 싱크탱크 '일곱 번째 나라 LAB' 소속이기도 하다. 당내에선 이 대표가 '외연확장'에 돌입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합과 계파 균형 인선을 부각하기 위해 홍 전 의원을 낙점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일각에선 최근 비명계와 친명(친이재명)계가 자신의 사법리스크와 당내 지지율 정체현상을 두고 전운이 감돌고 있는 상황을 의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추경 편성을 위해 '민생회복지원금'도 포기하겠다고 연일 밝히고 있다. 김 총장은 이날 이 대표가 정부에서 충분한 내수진작 방안이 담긴 추경안을 가져온다면 지역화폐 등을 포기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지역화폐가 내수 진작에 유력한 하나의 방법이라는 기본적인 민주당의 입장은 변함없다"면서도 "여야정(국정) 협의체든 뭐든 어떤 거라도 할 수 있으면 해야 한다는 게 기본입장이다. 국민의힘과 정부가 (추경 관련) 입장을 분명히 해달라"고 주문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정부여당이 민생지원금 때문에 추경을 못 하겠다는 태도라면 민생지원금을 포기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표가 이처럼 현금성 지원 정책을 선회하는 것을 두고 중도층 표심을 끌어오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민생회복지원금 정책은 '소비 진작의 유효성 효과' 논쟁이 일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이념과 진영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며 "실용적, 전향적으로 판단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31일 기본사회위원회 위원장직에서도 물러났다. 기본사회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당대표 직속 기구로 출범했지만 이를 포기한 것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표는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보호색을 바꾸는 카멜레온 정치를 하더니, 이번에는 지역상품권 포기를 운운하며 악어의 눈물을 흘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카멜레온의 보호색과 악어의 눈물 사이에 공통점은 단 하나다. 속임수라는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들은 속지도 않을뿐더러, 속이려 하는 정치인을 단호히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의 요란한 변신술은 지나가던 카멜레온도 깜짝 놀라서 안색이 변할 수준"이라며 "한 마디로 그동안의 이재명 정치는 모두 '아무말 대잔치'였다는 자백"이라고 지적했다.
김세희·안소현기자ⓒ 디지털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