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년만에 처음있는 일…새해 첫날, 중소기업과 대기업 함께한 자리
납품단가 연동제가 처음 시행되는 올해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함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중소기업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앙회) 창립 61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대·중소기업 양극화를 해소하고 강소기업 육성을 위해 마련된 납품단가 연동제가 경제구조 체질개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중앙회는 2일 오후 4시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와 공동으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2023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업종별 중소기업 대표를 비롯해 대기업 대표, 정부 등 각계 주요인사 500여명이 참석했다. 경제 6단체인 중앙회와 대한상의가 공동으로 신년회를 개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기문 중앙회장을 비롯해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 회장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경제 6단체장이 모두 자리했다. 이 밖에도 △이재용 삼성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을 비롯한 10대 대기업 총수도 참석했다.
지난해 경제 6단체장과 5대 그룹 총수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만찬, 중소기업인 대회 등에서 수차례 접촉한데 이어 올해 첫 근무일부터 만났다. 민간 주도성장과 규제 개혁을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도 참석해 경제계와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은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라고 말했다.
김기문 중앙회장은 올해 10월 납품단가 연동제 시행을 앞두고 '모두가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의 14년 숙원과제였던 납품단가 연동제가 올해 시행을 앞두고 있다"며 "영세 소기업까지 제값을 받고, 근로자도 적정한 임금과 안전한 일터 등 모두가 제도의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잘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납품단가 연동제는 원자재 가격이 10%이상 변동하면 법에 따라 단가에 반영토록하는 제도로 중소기업계가 2008년부터 도입을 추진해왔었다. 공정거래 문제로 중앙회를 제외한 경제 5단체가 법제화 속도조절을 요구하기도 했으나 지난해 12월 초 국회 문턱을 넘었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하위법령 제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중소기업의 현장의견을 담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계는 규제·노동시장 개혁을 주요 과제로 손꼽았다. 김기문 중앙회장은 "여러 정부가 규제 개혁을 시도했지만, 성공했다고 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규제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없애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두차례나 있었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집단운송 거부를 언급하며 "노동에 기울어졌던 정책들도 중심을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문 중앙회장은 중소기업이 강한 독일이나 일본과도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대한민국의 중소기업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올해도 경제 여건이 쉽지 않지만, 정치는 국민을 위해 협치를 하고, 노조는 일터에서 만나 대화를 하고, 경제는 여기 계신 분들이 다시 일으켜 새로운 미래를 힘차게 밝혀나가자"고 강조했다.
정부에서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한화진 환경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김창기 국세청장, 윤태식 관세청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