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민당국의 시카고 단속강화에 주민반발…주택가에 최루가스도
ICE 체포작전 현장에 주민 몰려들어 항의…국토안보부 "군중통제조치 수행"
시카고 시민들, 감시그룹 만들어 단속정보 공유…'내란법' 적용 軍투입 관측도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시카고시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인근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직면하자 최루가스를 사용하는 등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ICE 요원들은 전날 오후 시카고시 남동부 일대에서 단속 작전을 수행하던 도중 몰려든 인근 주민들을 해산하기 위해 최루가스와 연막탄을 사용했다.
사건은 ICE 요원들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도주 중이던 2명을 추격 끝에 주택가 도로에서 체포하는 과정에서 빚어졌다.
ICE 요원의 차량은 도주 차량의 뒷부분을 들이받아 차량을 강제로 세웠고, 곧바로 차에서 내려 도망가던 2명을 체포했다.
단속 작전을 수행하던 ICE 요원 차량이 추가로 속속 도착하자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몰려들어 물건을 던지며 "ICE는 집에나 가라"(ICE go home)고 외쳤다고 NYT는 목격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에 ICE 요원들은 현장을 떠나면서 주민들을 향해 최루 가스를 사용했다고 NYT는 전했다.
시카고 경찰은 자신들이 군중을 통제하기로 ICE 측과 합의했는데, 연방 요원들이 갑자기 최루 가스를 사용하면서 현장을 엉망으로 만들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고 지역 NBC 방송이 보도했다.
반면 미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연방 요원들이 이민단속 작전을 수행하던 중 2명이 도주를 시도하며 ICE 요원의 차량을 들이받았다고 사건 배경을 설명했다.
단속 과정에서 사람들이 모여 요원들을 향해 적대적으로 변하자 '군중 통제조치'를 사용했다는 게 국토안보부의 설명이다.
국토안보부는 NYT에 보낸 성명에서 "이 사건은 고립돼 발생한 게 아니며 불법 체류자들이 체포에 폭력적으로 저항하고, 선동자들과 범죄자들이 우리의 법 집행관들에게 차량으로 들이받는 위험한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연방 요원들이 시카고시 일대에서 이민 단속 강도를 높이면서 일대 주민들은 단속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 위해 자발적 감시그룹을 형성하는 등의 방식으로 단속에 저항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ICE 요원들이 거리에서 발견되면 운전자들이 차량 경적을 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호루라기를 불어 단속 상황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단속 정보를 공유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삭제토록 하는 방식으로 이에 대응 중이다.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는 불법 이민자 단속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삭제했다고 팸 본디 미 법무부 장관은 이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범죄 단속과 이민단속 반발 시위 대응을 위해 시카고에 군을 투입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민주당 소속인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이에 반발하며 주방위군 배치를 저지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고, 1·2심 법원은 주방위군의 시카고시 투입에 제동을 건 상태다.
시카고뿐 아니라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대한 주방위군 투입도 법원이 제동을 건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후의 수단으로 내란법을 발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내란법은 내란 등 법에 명시된 특정 조건에 한해 대통령에게 군대를 국내에서 동원할 권한을 부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하면 그렇게(내란법을 발동) 할 것"이라며 내란법 발동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