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거주 한국계 여성, 집까지 따라온 노숙자에 피살
© AP연합뉴스아시아계 미국인들이 1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차이나타운에서 전날 새벽 인근에 있는 아파트 자택에서 뒤따라온 노숙자에게 숨진 한국계 여성 크리스티나 윤나 리를 추모하며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가 근절돼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35세 여성 흉기에 찔려 숨져
집에 숨어있던 용의자 ‘체포’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 급증
뉴욕은 전년 대비 361% 늘어
미국 뉴욕 맨해튼 차이나타운에서 새벽에 귀가한 30대 한국계 여성이 집까지 따라온 노숙자에 의해 피살됐다. 최근 미국 최대 도시 뉴욕에서 아시아계가 피살되거나 이유 없이 공격 받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한국계 여성이 잔혹하게 살해된 사건이 또다시 발생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14일(현지시간) 맨해튼 차이나타운 인근 6층짜리 아파트에 거주하는 크리스티나 유나 리(35)가 전날 새벽 피살됐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아파트 주민들은 13일 새벽 4시30분쯤 한 여성이 비명을 지르면서 도움을 청하는 소리를 들었다.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유나 리가 자택 욕조에서 흉기에 찔려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 출동 당시 유나 리의 집은 안에서 잠겨 있었다. 경찰은 창문으로 도망치려다 실패하고 집 안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숨어 있던 아사마드 내시(25)를 용의자로 체포했다.
유나 리는 럿거스대학에서 예술사를 전공했으며 디지털 음악 온라인 플랫폼 업체 스플라이스에서 선임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로 근무해왔다. 그는 과거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에퀴녹스 등 대기업의 사진·비디오 광고 업무에 참여한 경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포스트가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내시는 사건 직전 택시에서 내린 유나 리를 뒤쫓아 건물 안까지 진입했다. 그는 아파트 건물 안에서도 유나 리의 뒤를 따라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내시는 최종 주소가 노숙자 쉼터로 돼 있는 노숙자로서 지난 해에만 폭행, 절도, 마약 등의 혐의로 4차례 경찰에 체포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내시는 체포 당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결백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해자와 용의자가 서로 알았다거나 사건 직전 접촉했다는 정황은 전혀 발견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사건을 증오범죄로 규정하지는 않았지만 뉴욕타임스는 노숙자 특히 정신질환이 있는 이들이 맨해튼 도심에서 행인을 위협하거나 공격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뉴욕 시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전역 특히 뉴욕에서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는 폭증한 추세다. 지난해 12월 뉴욕 경찰국 발표를 보면 지난해 뉴욕에서 발생한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는 전년 대비 361%나 늘어났다. 특히 지난달 타임스퀘어 역에서 전철을 기다리던 아시아계 여성 미셸 고를 정신질환이 있는 노숙자가 이유 없이 선로로 떠밀어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지난 10일에는 주유엔 한국대표부 소속 외교관이 맨해튼 한인타운 인근에서 택시를 기다리다 괴한으로부터 이유 없이 폭행을 당했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트위터에 “우리는 오늘 아시아계 커뮤니티와 함께 한다”고 밝혔다. 애덤스 시장은 공식 성명에서 “이 극악무도한 행위를 저지른 용의자는 구금됐지만 그를 만든 조건들은 남아 있다”면서 “우리의 임무는 명확하다. 우리는 이 폭력을 억제하지 않고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경향신문(http://www.khan.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