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동안 아시아 여성만 7명 폭행…美20대 증오범죄 기소
© 3b1a5afb-1da2-416b-8bd7-b3c3e8b1fff6. 정채빈 기자
미국 뉴욕의 거리를 활보하며 아시아 여성들을 ‘묻지마 폭행’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3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맨해튼에 사는 스티븐 자이욘스(28)가 폭행, 증오범죄 등의 혐의로 뉴욕경찰(NYPD)에 기소됐다.
자이욘스는 지난달 27일 오후 6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아시아계 여성 7명을 폭행했다. 그는 먼저 57세의 아시아계 여성에게 다가가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했다. 10분 후 한 블록 떨어진 곳에서는 25세 여성의 얼굴과 팔 뒤쪽을 때렸다. 그로부터 5분 후에는 21세 여성의 얼굴을 때려 여성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그는 코리아타운 인근에서 맨해튼 남부 쪽 유동인구가 많은 유니언스퀘어 쪽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그는 25세 여성과 19세 여성을 주먹과 팔꿈치 등으로 폭행했다. 그는 로어이스트사이드 쪽으로 이동한 후 25세 여성을 팔꿈치로 공격했다. 1시간 후 뉴욕대(NYU) 근처에서 20세 여성을 밀쳐 넘어지게 한 것이 이날의 마지막 범행이었다.
피해 여성 7명은 모두 자이욘스와 초면이었고, 폭행을 당하기 전까지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경찰은 신고를 받고 증오범죄 담당 부서가 용의자 체포에 나섰다고 밝혔다. 결국 자이욘스는 사건 발생 사흘만인 2일 맨해튼에서 체포됐다. 자이욘스는 플로리다주 출신으로, 체포 후 사견 경위 등 범행에 대한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수개월 사이 뉴욕에서는 아시아계를 노린 증오범죄가 급증했다. 지난달 뉴욕 총영사관에서 근무하는 주유엔 한국대표부 소속 한국 외교관(52)이 길거리에서 묻지마 폭행을 당했고, 이번주 초에도 퀸즈에서 한 여성이 돌을 든 남성에게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 특히 코로나 대유행 이후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뉴욕에서 524건의 증오범죄가 발생했다. 이는 2020년보다 2배나 증가한 수치다. 이에 뉴욕경찰은 아시아 증오범죄 태스크포스(Asian Hate Crime Task Force)를 창설해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