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과다 사망 미국인 역대 최다
연 10만명 돌파, 30%↑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미국에서 약물과다로 숨지는 사람이 급증, 연간 사망자가 처음으로 1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 립보건통계센터 자료를 인용,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전국 약물과다 사망자가 사상 처음으로 10만 명을 넘었다며 이는 전년도(7만8,000명)보다 30%가량 증가한 것으로 교통사고·총기사고 사망자를 합친 것보다 많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암울한 통계는 또 다른 공중보건 위기가 코로나19 팬데믹에 가려지고 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증가 요인으로 팬데믹으로 인한 치료 접근성 감소, 정신건강 문제 증가, 위험하고 강력한 약물 확산 등을 꼽았다.
국립약물남용연구소(NIDA) 노라 볼코 박사는 약물과다 사망은 대부분 인생 전성기인 25∼55세에 발생, 가족과 자녀, 친구 등에게 지속해서 영향을 미친다며 “이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큰 과제”라고 말했다.
약물과다 사망자의 70% 정도는 25∼54세 남성이었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계층은 백인 남성이지만 흑인 남성 사망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사망자는 미국 전역에서 늘었지만 특히 캘리포니아주와 테네시,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웨스트버지니아, 켄터키주 등에서 50%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망자가 감소한 곳은 뉴햄프셔와 뉴저지, 사우스다코타 등 3개 주뿐이었다.
전문가들은 약물과다 사망 증가가 모르핀보다 100배 강한 마약인 펜타닐 확산으로 인해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펜타닐은 다른 마약의 효능을 높이기 위해 첨가되는 일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