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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어떻게 넣었지?” 항공기 부품 속 필로폰 900㎏

HawaiiMoa 0 830 2021.09.01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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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부산본부세관이 국내 마약조직의 멕시코 밀반입 필로폰 소재지로 특정한 창고는 경기도의 인적 드문 공터에 서 있었다. 닫힌 문 안에는 비행기 감속장치 부품인 ‘헬리컬기어’(사진) 9개가 들어 있었다. 비스듬한 톱니들이 붙어 있는 대형 원통형 기어였다. “9개에 다 들어 있다면 400㎏도 되겠다.” 이동현 부산세관 조사국 주무관과 동료들은 그때는 ‘혹시나’ 하는 마음이었다고 한다.

헬리컬기어 내부를 확인하려면 대형 절삭기계를 동원해야 했다. 기어 1개를 자를 때 3시간이 넘게 걸렸다. 쇠톱이나 그라인더로 잘리지 않아서 특별사법경찰관들은 “멕시코 마약 조직은 어떻게 이걸 집어넣었냐”는 말을 주고받았다. 원통형 기어마다 필로폰을 곱게 싼 원형 비닐봉지들이 끝없이 튀어나왔다. 개당 약 3.04㎏씩 135개, 총 404.23㎏이었다. 마약사범 135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 양이었다. 액수로는 1조3000억원에 달했다. 

역사상 최대 규모인 ‘404.23㎏’을 확인한 이 주무관은 기뻐하기보다는 안도했다. 수사기관이 놓쳐 국내에 유통된 마약은 없다는 의미였기 때문이었다. 수사의 계기는 지난 5월 호주 세관이 부산항에서 온 헬리컬기어 11개 속에서 500㎏가량의 필로폰을 발견했다는 외신 기사였다. 이 주무관은 헬리컬기어라는 품목, 국가정보원이 협조한 마약조직 활동 정보를 종합해 호주로의 수출자, 멕시코로부터의 수입자를 순차적으로 역추적해 나갔다. 2019년 12월부터 2차례에 걸쳐 한국에 들어온 필로폰 총량은 약 900㎏으로 계산됐다.

필로폰 밀수입 장본인인 A씨(35)는 경기도 창고가 열릴 때 자택에서 체포됐다. A씨는 호주에서 적발된 이후 필로폰 보관 장소를 계속 바꾸고 있었다. 창고 압수수색으로 긴장이 끝나진 않았다. 헬리컬기어에서 필로폰을 적출하는 작업에만 이틀이 넘게 걸렸다. 이 주무관과 동료들은 이 작업을 하는 한편 혹시 모를 압수물 탈취에 대비해 1주일 넘게 경계와 잠복을 이어갔다. 하필 숨을 곳 없는 공터였고 장맛비가 계속되던 7월 초였다. 젖은 옷을 입고 승용차 안에서 몸을 부대끼는 시간이 계속됐다.

부산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부장검사 최혁)는 지난 3일 A씨를 구속 기소했다. 범행을 지시한 호주 국적 B씨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역사상 최대라는 수사 성과에도 과제는 남았다. 멕시코 마약 카르텔이 한국을 경유지로 선택했다는 사실은 시사점이 크다. 관세청은 이 주무관의 6급 특별승진을 결정했다. 이 주무관은 “밀반입 차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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