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잇단 ‘김치의 날’ 제정 움직임

© 제공: 세계일보 미국 버지니아 주의회의 한국계 아이린 신 하원의원(왼쪽 두 번째)이 ‘김치의 날’ 제정 결의안의 하원 규정위원회 통과를 자축하며 의사당 회의장 안에서 동료 의원들과 찍은 기념사진. SNS 캡처. 김태훈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벌어진 잇단 편파 판정 시비, 그리고 한복·김치 등이 마치 중국 것인 양 가로채려는 ‘문화공정’ 시도에 상당수 한국인이 뿔이 난 가운데 미국 버지니아주(州)에선 한국계 의원이 주도하는 ‘김치의 날’(11월 22일) 제정 운동이 상당한 성과를 거둬 우리를 흐뭇하게 한다. 미 수도 워싱턴 바로 옆에 있는 버지니아주는 뿌리깊은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지역으로 이곳의 ‘김치의 날’ 제정은 미 전역에 걸쳐 파급효과가 아주 클 전망이다. 당장 주한 미국대사관도 한국인의 김치 사랑을 적극 옹호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9일 버지니아 주의회 하원의 한국계 아이린 신 의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김치의 날’ 제정 결의안이 하원 규정위원회를 가뿐히 통과한 것을 자축하는 기념사진이 게재돼 있다. 이로써 해당 결의안은 하원 본회의 통과만을 앞두고 있는데 현지 분위기는 무난히 가결될 것을 낙관하는 모습이다. 성사가 되면 버지니아주는 캘리포니아주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김치의 날’을 기념하는 주가 된다.
아이린 신 의원은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결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11월 22일은 버지니아주에서 ‘김치의 날’로 기념될 것”이라며 “우리가 좋아하는 반찬에 지지와 사랑을 보내준 하원 동료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적었다. 이 게시물에는 “비가 그치면 당장 뒷마당에 (김칫독을 묻을) 구덩이를 파야겠다” 등 환영의 댓글이 여럿 붙었다.
한국계 이민자의 딸인 아이린 신 의원은 30대 나이의 정치 신인으로 버지니아 주의회 역사상 첫 한국계 여성 의원이기도 하다. 지난달 주의회 개원식에 한복을 입고 등원해 취임 선서를 함으로써 현지 한인사회는 물론 미 정가의 이목을 한몸에 받았다. 당시 그는 SNS 글에서 “나는 한국계 미국인들의 유산을 기리고자 가족의 한복을 꺼내 입었다”며 “나의 행동이 미국 사회를 위대하게 만드는 힘은 바로 다양성이란 점을 일깨우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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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 세계일보 미국 버지니아 주의회의 한국계 아이린 신 하원의원이 의회 개원식에 한복을 입고 등원한 모습. SNS 캡처. 김태훈
공교롭게도 아이린 신 의원이 미국 사회에 널리 알리고자 하는 한복과 김치는 중국 일각에서 자기네 고유문화인 것처럼 우겨 한·중 양국 국민 사이에 심각한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 여기에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우리 선수들이 석연찮은 심판 판정으로 잇따라 메달을 놓치자 반중(反中)정서가 역대급으로 치솟는 중이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최근 크리스 델 코소 대사대리가 직접 한복을 입고 촬영한 사진을 SNS에 올리며 “한국 하면 말할 것도 없이 한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고 강조한 데 이어 김치 역시 한국의 고유문화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대사관은 이날 SNS 게시물을 통해 버지니아주 ‘김치의 날’ 제정을 위한 아이린 신 의원의 노력을 치하한 뒤 “결의안이 통과될 수 있길 바란다(Good luck getting the bill passed)”고 힘을 실어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