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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장에 어린 아이들이 있다

최고관리자 0 704 2022.04.04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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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 한국일보             우크라이나 전장에 어린 아이들이 있다



현재 인류는 큰 전쟁을 겪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서 발발한 전쟁은 어느덧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실상 인류가 완벽히 전쟁을 멈춘 평화의 시기는 얼마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멀지 않은 과거에 전쟁을 치른 국가다. 하지만 직접 경험하지 않은 전쟁이 피부로 와닿기에는 거리가 있다.


우크라이나 지토미르의 폐허로 변한 학교 앞을 한 어린이가 23일 걸어가고 있다. AFP 연합뉴스

전쟁은 상대방을 무력으로 굴복시키려는 행위다. 반항하는 상대를 가장 효율적으로 제압하는 방법은 생명을 빼앗는 것이다. 죽은 사람은 더 이상 저항할 수 없고 죽음을 목격한 사람들의 저항심도 흩어진다. 궁극적인 목표는 무력해진 상대방의 소유물을 차지하는 것이다. 전쟁이 거듭될수록 사람들은 고작 물질을 얻기 위해 증오로 상대방의 목숨을 노린다.


전쟁터에서 살육의 위협에 시달리는 모든 인간은 역사의 피해자다. 하지만 단순히 어린이까지 역사의 피해자라고 묶기에는 명치가 아린다. 어린이는 적군의 입장에서 쉽고 효율적인 표적이다. 상대방의 자녀를 살해하면 그들의 증오를 불러일으키거나 굴복시킬 수가 있다. 아이들은 전시임에도 천진난만하거나 위협에 몸을 숨기기가 어려워 쉽게 목숨을 잃는다. 화학전에도 대단히 취약하다. 어린이는 전쟁을 결정하는 데 일절 관여하지 않았음에도 가장 위험한 피해자다.

어린이가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많은 사항이 전제된다. 기본적으로 깨끗한 물과 적절한 영양이 필요하다. 애정 관계의 부모와 안전하게 보호받을 공간 또한 필수적이다. 쉽게 질병에 노출되므로 의료의 종합적인 도움도 필요하다. 교육도 아동이 누려야 할 필수 권리다. 성장 과정에 맞는 교육을 받아야만 아동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 여기까지가 아동의 성장에 최소한으로 필요한 것들이다.

하지만 전쟁터에서는 물과 음식을 구하는 일부터 난관이다. 기본적으로 아동은 변화에 취약하며 심리적으로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입는다. 집은 폭격으로 부서지거나 머나먼 피란길에 올라야 한다. 전쟁터에 나간 부모와 생이별하거나 영영 상실의 아픔을 겪기도 한다. 병원은 적군의 표적이 되어 사라지고 학교 또한 제대로 운영될 수 없다. 아이들은 교육의 시기를 놓친 채 생존을 위해서만 전쟁을 버틴다. 때로 아동은 강제로 징집당하거나 끔찍한 성범죄에 노출되며 각종 역병에 무방비다.

많은 구호 단체는 비축했던 조직력과 물자를 투입해 전쟁 구호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전쟁 중인 땅에서 구호 활동은 여러 제약이 따른다. 또한 아동 보호는 물자를 공급하거나 일차 진료를 하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특히 전쟁이 남긴 정신적인 상흔은 그 어떤 사람이나 단체도 해결해 줄 수 없다. 나에게는 구순을 넘긴 조모가 있다. 당신은 내가 어릴 때부터 전쟁의 참상을 입이 닳도록 이야기하셨다. 논밭에서 잠을 자거나 눈앞에서 죽어간 사람들에 대한 기억. 그런 기억은 영영 사라질 수 없다.

전쟁을 멈춰야 한다. 그것은 권력자나 이득을 취하는 자에게는 영토를 얻기 위한 싸움이겠지만, 실제 그곳에는 인간들이 있다. 총칼에 맞으면 피와 살이 튀는 진짜 사람들이다. 그들은 살해당하거나 강간당하며 끝없는 원한과 상처로 남은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전쟁은 인간을 모든 면에서 파괴한다. 평화는 단순히 구호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당장 전쟁을 멈춰야 한다. 그 땅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많은 어린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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