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번역기 돌려 웹툰 번역… 한글 모르는데 번역상 탔다
인공지능(AI) 번역기술을 활용해 번역상을 탔다면 이 상은 정당한 것일까. 실제로 한국어를 거의 못하는 일본인이 AI 번역기의 도움으로 국내 권위의 번역문학상을 받는 일이 일어났다.
8일 문학계 등에 따르면 한글을 알기는 하지만 제대로 읽고 쓰거나 말하지 못하는 40대 일본인 주부 마쓰스에 유키코가 네이버 번역기인 ‘파파고’를 활용해 지난해 12월 한국문학번역원이 주관한 ‘2022 한국문학번역상 웹툰부문 신인상을 받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마쓰스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파파고 이미지 번역 기능을 이용해 웹툰의 초벌 번역을 하고, 어색한 표현을 직접 고치는 ‘포스트 에디팅’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례는 AI가 초벌 번역을 하고 인간이 2차적으로 다듬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완벽한 기계 작품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웹툰의 특성상 언어 사용이 한정적이기도 하다.
AI 번역기가 일반인들에게 개인·업무 목적으로 널리 쓰이는 상황에서 이번 사례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제대로 된 판단 기준도 마련돼 있지 않다.
문학번역원 측은 “정확한 사정을 파악하기 위해 마쓰스에에게 번역 과정과 경위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고, 현재 이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해프닝에 그친다고 해도, 눈부신 기술발전의 속도를 고려할 때, 앞으로 경제·사회는 물론 문학 창작분야와 학술 등 전 분야에서 AI와 인간의 경계는 점점 모호해지고 이에 따른 사회·윤리적 논란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한 영화 ‘정이’에선 인간과 로봇을 가리기 위해 연구소 직원을 대상으로 ‘튜링 테스트’라고 할 수 있는 ‘윤리 테스트’를 하고 공포영화 ‘메간’에선 아이를 위한 AI 로봇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특이점’을 돌파하며, 스스로 고도의 지식을 습득하고 인간을 공격한다. 두 영화 모두 AI에 대한 우려가 녹아있다.
번역뿐만 아니라 벌써 AI가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고 있고, 수준도 상당하다. AI가 사람의 얼굴과 다른 사람의 몸을 합성해 허구의 인물을 만드는 ‘딥페이크’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딥페이크를 찾는 데도 AI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