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 ‘나치 찬양’ 카녜이 웨스트(예) 협업제품 6600억 재고로 골치
카녜이 웨스트(예) SNS © 경향신문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유대인 혐오·나치 찬양 발언으로 미국 연예계에서 퇴출당하다시피 한 힙합 스타 ‘예’(옛 이름 카녜이 웨스트)와 관계를 단절한 gn 그와 협업한 운동화 등 제품 5억달러(약 6600억원) 어치 재고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최근 비에른 굴덴 아디다스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예와 협업한 제품을 판매하지 않을 수 있다고 시사했다.
재고 가치는 3억∼5억 달러(3900억∼6600억원)로 추산되며, 아디다스는 만약 이 재고 상품의 용도를 변경하지 못하면 올해 매출 12억유로(약 1조 6700억원), 영업이익 5억유로(약 6980억원)를 잃을 수 있다고 밝혔다.
작년 11월 아디다스가 예와의 협업 재고품에 다른 이름을 붙여 판매해 손실 대부분을 회수할 수 있다고 밝힌 것과는 달라진 것이다.
아디다스는 2013년부터 협업해 예의 신발·의류 브랜드 ‘이지’(Yeezy)와 제품을 내놓았다. 운동화 ‘이지 부스트’ 등이 인기를 끌면서 아디다스가 협업으로 벌어들인 매출은 연간 약 20억달러(약 2조6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예가 지난해 유대인 혐오·나치 찬양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자 아디다스는 이지 브랜드와 협업한 제품은 생산을 중단하고, 예와 그 관련 업체에 대한 대금 지급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10월 예는 트위터에 “유대인들에게 ‘데스콘 3’(death con 3)를 실행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는 미군 방어준비태세를 가리키는 ‘데프콘’(DEFCON)에 빗대 유대인들의 대규모 사망(death)을 뜻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12월에는 극우 음모론 사이트 방송에 출연해 “히틀러가 마이크와 고속도로를 발명했다”며 “나는 나치를 사랑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디다스는 재고를 라벨 없이 할인된 가격에 팔 수 있지만, 이는 위험한 시도가 될 수 있다. 미국 웨드부시 증권 톰 니키치 애널리스트는 “홍보 측면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유대인 혐오 발언을 한 사람과 협업을 해서 이익을 내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크 코언 컬럼비아대 경영대 교수는 재고를 할인점을 통해 청산하거나 중개상에게 무게 단위로 팔아 개발도상국 소매업자에게 유통하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제조되는 모든 제품은 어디서든 어떤 방식이든 어떤 가격에든 판매되고 있다”며 “고가의 카녜이 웨스트 운동화도 사람들의 발에 신겨질 것이다”고 말했다.
다른 선택지는 신발을 폐기하는 방법인데, 이는 환경에 대한 우려에도 업계에서 여전히 흔한 관행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최근 몇 년간 나이키, 코치, 빅토리아 시크릿, 루이뷔통, 버버리 등이 브랜드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상품을 폐기한 후 비판을 받았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런 방식이 기업 재무적으로 의미가 없고, 홍보 측면에서도 위험한 최악의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미 털리도대학교 엘리자베스 네이피어 조교수는 아디다스의 최선의 선택은 이 재고 신발을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현장 등 재난 구호 활동에 기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언 교수는 이 사례가 유명인의 재능과 인기의 지속성에 의존하는 계약에 내재하는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스포츠경향 손봉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