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고립 노인에 구명조끼 벗어준 해경 빈소에 추모 행렬
이 대통령 조전·여야 지도부 조문…"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다"
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구하려고 구명조끼까지 벗어줬다가 숨진 해양경찰관 이재석(34) 경사의 빈소에 각계각층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12일 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후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인천 동구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조전을 통해 "고인은 오직 생명을 지키겠다는 사명감으로 칠흑 같은 어둠 속 물이 차는 갯벌 한 가운데로 망설임 없이 뛰어들었다"며 "생명을 구하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헌신한 이재석 경사의 순직 소식에 깊은 슬픔과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고인에게는 대한민국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으며, 강 실장은 추서 판을 고인의 영정 밑에 안치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날 조문하고 고인을 위한 예우와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들은 공동 성명에서 "고립자 구조 시 2인 1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지원 인력 배치가 늦었다는 유족들의 항의와 지적이 있는 만큼 순직 경위를 밝히기 위해 면밀하게 조사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유정복 인천시장, 여야 국회의원, 지역 군수·구청장 등도 잇따라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
전 장관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고인은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임무를 수행해 왔다"며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신 숭고한 용기와 희생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했다.
이 경사의 장례는 중부해경청장 장(葬)으로 5일간 치르며 영결식은 오는 15일 오전 10시 30분 인천해양경찰서에서 엄수될 예정이다.
이 경사는 전날 오전 3시 30분께 인천 옹진군 영흥도 갯벌에 고립된 중국 국적 70대 A씨를 구조하던 중 실종됐고 6시간여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발을 다친 A씨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물이 허리 높이까지 차오르자 부력조끼를 벗어서 건네고 함께 육지로 이동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