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원두와 미국 달러. 로이터/ © 머니투데이 뉴욕=심재현 특파원

하버드대 연구팀, 여성 4만7513명 30년간 추적 관찰

한국 사람들이 자주 마시는 '톨사이즈 아메리카노' 기준으로 하루 2잔 정도의 커피가 여성의 건강에 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의 사라 마다비 박사 연구팀이 여성 4만7513명의 데이터를 30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커피를 통해 카페인을 섭취한 여성이 건강하게 늙을 확률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건강한 노화'를 암, 뇌졸중, 제2형 당뇨 등 11개 만성질환에 걸리지 않고 인지 장애 없이 정신 건강이 양호하며 신체 기능도 정상인 경우로 정의했다.

연구팀은 미국 보건당국과 학계가 미국의 여성 간호사를 대상으로 1984년부터 식생활과 생활방식, 건강상태를 묻는 설문 방식으로 진행 중인 '간호사건강연구'(NHS) 데이터를 활용해 '건강한 노화'의 기준을 모두 충족한 대상자 3706명의 생활 습관을 분석해보니 커피로 하루 평균 카페인 315㎎을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카페인 315㎎은 작은 커피잔으로 3잔 정도 분량이다. 한국 사람들이 자주 마시는 '톨사이즈 아메리카노'(카페인 150㎎ 함유)로는 2잔 정도다.

연구팀은 또 중장년 여성이 '작은 잔' 기준으로 커피 1잔을 더 마실수록 '건강한 노화' 확률이 2∼5% 높아졌고 이런 확률 상승 효과는 최대 5잔을 마실 때까지 유효했다고 밝혔다.

이런 효과는 카페인을 제거한 디카페인 커피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콜라로 카페인을 섭취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건강한 노화 확률을 20~26%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체중, 흡연 여부, 음주 습관, 신체 활동 등 다양한 변수를 종합 반영한 결과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다만 운동·건강한 식단 유지·금연 등 더 중요한 생활요인과 비교할 때 커피 섭취의 이점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라며 커피가 만병통치약이라는 식의 확대 해석은 경계했다.

마다비 박사는 "적당한 커피 섭취는 건강한 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전반적인 건강한 생활 습관의 일부로 고려돼야 한다"며 "지나친 카페인 섭취는 불면증, 불안, 심장 문제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2025 미국영양학회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