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 작가 신작 '악귀', 가장 한국적 이야기..무엇이 달랐나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김은희 작가가 오컬트 장르의 외피를 입은,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로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했다.
지난 23일 첫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악귀’(극본 김은희, 연출 이정림, 제작 스튜디오S, BA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김은희 작가가 쉽게 접하기 어려운 장르와 소재로도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필력을 재입증했다.
특히 한국의 문화를 가장 잘 드러내는 민속학이란 소재는 신선한 경험을 선사했다. 궁궐 안 사람들이 아닌, 궁궐 밖 진짜 우리들의 조상이 어떤 음식을 먹었고, 어떤 유희를 즐겼으며, 어떤 존재를 믿고 두려워했는지 연구하는 이 학문은 몰랐던 이야기를 알아가는 즐거움을 더했다. 조선시대 문헌에도 있다는 보이지 않는 자살의 손, 측간을 지켰다는 신경질적이고 사나운 측신 등 민속학자 해상(오정세)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욱이 민간 신앙을 연구하며 악귀를 쫓았던 구강모(진선규)가 남긴 여러 단서들이 앞으로 어떻게 풀릴지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김은희 작가는 “어렸을 때 홀리듯 봤던 전설의 고향의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장르물의 재미 속에서도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메시지까지 놓치지 않는 김은희 작가의 강점 역시 돋보였다. 온갖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며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흙수저’ 청춘 산영(김태리)은 “남의 돈 받는 일은 해본 적 없다”는 동창생 윤정과 대비됐다. 학대가 벌어졌던 끔찍한 집에서 탈출하고 싶어도 싼 월세에 발목 잡힌 절친 백세미(양혜지)는 “아파트에서 불행하면 행복하게 불행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웃픈 희망을 읊조리기도 했다.
“인간의 잠재된 욕망을 들어주며 크기를 키운다”는 악귀의 설정에도 사회를 악으로 물들이는 범죄가 등장했다. 악귀가 산영의 엄마 경문(박지영)에게 사기를 쳐 집 보증금을 갈취한 보이스피싱범을 죽음으로 몰고간 것.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던 산영이 귀신을 보게 되는 과정에서도 아동 학대와 가정 폭력이라는 끔찍한 사건을 녹였다.
제작진은 “앞으로도 산영이 해상과 함께 악귀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사회 악이 다뤄진다”고 귀띔했다.
한편 ‘악귀’는 매주 금, 토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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