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 절차 이해 부족한 에이전트는 당장 바꿔야
주택 구입시 피해야 할 에이전트 유형
실시간 소통·상의 등 연락 뜸한 에이전트
시세 정보 부족한 에이전트도 의심해야
유능한 에이전트는 고객의 멘토 역할을 하는 에이전트다.
현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인생 조언을 제공하는 것이 멘토의 역할이다. 유능한 에이전트는 집을 사고팔 때 고객에게 최상의 이익이 되는 조언을 제공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 반대로 무능한 에이전트를 만나면 고객은 주택 매매 과정에서 좌절과 실망감을 느끼고 시간만 허비했다는 생각을 피할 수 없다. 최근 부동산 중개 수수료와 관련된 새 규정이 시행되면서 유능한 에이전트를 고르는 일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다. 무능한 에이전트를 솎아내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주택 구입에 한발 다가설 수 있다. 만족스러운 주택 구입을 위해 피해야 할 에이전트 유형을 알아본다.
◇ 미숙한 에이전트
에이전트가 갖춰야 할 중요한 능력 중 하나가 바로 주택 매매 절차에 대한 이해다. 주택 매매 절차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고객을 엉뚱한 방향으로 이끌어 결국 엄청난 금전적 손실을 입히기 쉽다. 셀러를 대리하는 리스팅 에이전트는 집을 매물로 내놓는 과정에서부터 에스크로를 마감할 때까지의 각 절차를 자세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우선 집을 내놓기 전 집을 점검해 필요한 수리나 업그레이드 항목이 있다면 셀러에게 짚어줄 수 있어야 한다. 시장 조사를 통해 적절한 시세를 제시하는 것도 리스팅 에이전트의 역량이다. 유능한 리스팅 에이전트는 셀러와 오픈하우스 일정, 집을 보여주는 일정 등도 조율해야 하고 바이어가 방문하는 동안 도난이나 안전사고 대비 요령도 알려줘야 한다.
바이어 에이전트의 역할을 리스팅 에이전트와 크게 다르다. 바이어 에이전트의 중요한 능력 중 하나는 적절한 구입 가격대를 제시하는 것이다. 바이어의 자금과 소득 등을 기준으로 무리 없는 가격대의 매물을 찾아 제시해야 내 집 마련 과정도 순조롭게 진행된다. 셀러 측과 가격 및 조건 협상 능력도 빼놓을 수 없는 바이어 에이전트의 능력이다. 어떤 경우든 에이전트가 미숙하게 보이거나 능력이 부족하다고 여겨지고, 고객이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판단되면 에이전트를 바꿔야 할 때다.
◇ 연락 뜸한 에이전트
주택 매매가 완료될 때까지 에이전트와 고객 간 긴밀한 소통이 필수다. 전화, 문자, 이메일 등으로 적어도 하루에 한 번 이상 연락을 주고받는 것이 에이전트의 임무 중 하나다. 리스팅 에이전트의 경우 바이어의 쇼윙 요청이 있으면 셀러에게 알려야 하고 집을 보고 간 뒤 바이어가 남긴 피드백에 대해서도 셀러와 지체없이 상의해야 한다. 제출된 오퍼는 셀러에게 즉시 전달해야 하고 오퍼 내용을 설명한 뒤 카운터 오퍼 조건에 대한 상의가 뒤따라야 한다.
바이어 에이전트의 경우 바이어가 원하는 조건의 매물이 나오면 바로 알려야 한다. 요즘처럼 매물이 부족한 시기에는 바이어와 에이전트 간 실시간 소통이 없으면 매물 구경조차 하기 힘들다. 이미 제출한 오퍼에 대해서는 셀러의 반응과 이에 대한 카운터 오퍼 조건을 상의해야 하는데 긴밀한 소통이 필수다. 이 모든 과정이 즉각적인 소통이 없으면 불가능하고 소통이 조금이라도 지연되면 원하는 거래가 이뤄지기 힘들다.
◇ 시세 정보 부족한 에이전트
집을 내놓기 전에 여러 명의 에이전트에게 예상되는 시세를 알아보는 것은 주택 판매의 일반적인 첫 번째 절차다. 예를 들어 세 명의 에이전트에게 시세 조회를 요청했는데 이 중 두 명이 제시한 시세에 별 차이가 없는 반면 유독 한 에이전트의 시세만 큰 차이가 있다면 이 에이전트의 시세 조회 능력을 의심해야 한다.
이 에이전트가 제시한 시세가 다른 두 명의 에이전트보다 높다면 일단 리스팅 계약을 맺어 놓고 나중에 시세에 맞춰 가격을 인하하려는 의도가 숨어있을 수 있다. 매물이 아무리 부족해도 다른 매물보다 높은 가격에 나온 집은 초반 바이어를 놓치기 쉽다. 에이전트의 의도대로 나중에 가격을 내리면 매물 결함 때문에 가격을 인하한 것으로 의심받기 쉽고 제값을 받기도 힘들다. 만약 시세에 비해 너무 낮은 시세를 제시하는 에이전트의 경우 셀러의 이익보다는 집을 빨리 팔아 수수료를 챙기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 처음과 말이 다른 에이전트
에이전트를 고용하면 리스팅 계약서를 작성하고 서명해야 한다. 리스팅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셀러와 구두로 계약서 조건을 설명하고 셀러가 동의하면 계약서를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다. 그런데 리스팅 계약서에, 사전에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내용을 슬그머니 집어넣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집이 안 팔리더라도 일부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 에이전트가 소개하는 대출 업체를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 등 일부 부당한 내용이 없는지 리스팅 계약서를 주의 깊게 검토해 사전 동의 내용과 다른 내용이 확인되면 처음에 상의한 조건대로 수정을 요구하거나 다른 에이전트로 변경하는 것이 좋다.
◇ 협회에 소속 안 된 에이전트
부동산 에이전트 대부분은 협회에 소속되어 있다. 가장 대표적인 협회는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전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NAR)다. 가주의 경우 ‘가주 부동산 중개인 협회’(CAR)가 별도로 있고 지역별로도 소규모 중개인 협회가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협회에 소속된 에이전트는 각 협회가 제정한 수칙을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 또 부동산 관련 법안이 새로 제정되거나 기존 법안이 변경될 경우 이에 대한 내용을 협회를 통해 공지받는다. 따라서 협회 소속이 증명된 에이전트를 고용하는 것이 사기 등의 피해를 피해 방법 중 하나다.
◇ 허위 자료 제시하는 에이전트
에이전트는 고객 유치 수단으로 자신이 최근 거래한 매물 자료를 제시한다. 그런데 리스팅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허위 거래 자료를 제시하는 일부 에이전트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만약 어떤 에이전트가 인근 주택을 최근에 팔았다고 하면서 접근한다면 에이전트가 팔았음을 증명하는 자료를 요청해 확인한다. 만약 증빙 서류를 제시하지 못하는 에이전트는 검토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좋다.
◇ 추천인 적은 에이전트
직원을 고용할 때 추천서를 의뢰하듯 에이전트를 고용할 때도 추천인과 기존 고객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안전하다. 커뮤니티별로 운영되는 인터넷 포럼 등을 통해서 지역 전문 에이전트 정보를 알아보는 방법이 있다. 또 최근 집을 판 이웃이 있다면 같이 일한 에이전트가 어땠는지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출처 ⓒ 한국일보 준 최 객원기자>